나의 이야기

백구(흰둥이)한테 이층집 김희선 아짐 쫓겨나다. 43

신천대로 2011. 3. 10. 16:51

       

       


      한 달 전에 처제한태서

      처제네 개 맥시와 2층 세 들어 사는 사람 간에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서

      어떻게 수습을 좀 해달라는 긴급 전화가 왔다.

       

       

       

      사연인즉

       

      전날 밤에 2층집 아저씨가 술 먹고 2층 계단으로 오르면서 평소 감정이 안 좋던 1층 현관의 맥시를 향해서,

      허공에 주먹질 발길질을 좀 한 모양인데 맥시는 맥시 데로 줄에 매인채로 으르릉 거리면서

      앞 두발로 아저씨를 향하여 원투 꽂는 시늉을 하다보니 몹쓸 욕이 나오고

      방에 있던 이질(처제 자녀)녀석 들 심기까지 거슬려 

      이제는 개를 없애던지 세든 사람을 내 보내던지 결단 을 내려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전세 계약 기한은 넘었지만

      2층 아줌마가 인터넷에 보니까 어쩌구 해서 억지로 나가라면 이사비용을 달랜단다.

      컴맹인 처제 부부가 인터넷 어쩌구 하는데 바짝 쫄아가지고

      인터넷 좀 한다는 나에게 지원 요청을 한 것이다. ㅎㅎ

       

       

       

       


      세 들어올 사람이 없어 6개월이나 비워 두기도 했으면서

      차제에 개를 없애고  세든 사람을 붙드는 게 순리가 아니냐니까

      처제가 알면서 또 그 소릴 한다고 성을 버럭 낸다.

       

       

       

      정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 맥시한테....

      맥시는 순종이 아니기 때문에 씨받이로 키울 사람이 없다.

      우리들의 성화에 못 이겨 이질 녀석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키울 사람한테 주었는데

      이질 녀석들이 맥시가 보고 싶다고 찾아가서는 보신탕으로 도살되기 위하여 철창에 갇힌 다른 개들을 보고는

      울고  불고 야단이 나서  결국 맥시를 다시 데려 올 수 밖에 없었단다.

       

       

       

       

      2층집은 처음 이사 와서는 혹시 나가라 할까봐서 그런지 개를 전혀 의식 하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부쩍 시비를 건다면서 눈치 빠른 맥시는 지가 쫓겨 날 것 같으니까

      반대로 2층집 사람들만 보면 으르렁거리면서  서로 쫓아 낼려고 작정을 한것 같단다.

       

      2층 아주머니는 30대 초반의 얼굴이 갸름한 김희선이 닮아서 호감이 가는 분이었는데

       

      개 때문에 애들이 겁을 내어 못 살겠다고 구청에다 신고를 하던지 해야지 하면서

      먼저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하기에

      나도 맞장구를 쳤다  세를 놓으려면 개를 없애던지 하지 않구 처제가 한심하다고.....

       

      처제는 입이 부루퉁해서 저 방으로 가버렸고

      자기 의견에 동조를 하니까 나에 대한 경계심을 좀 누그러 뜨리면서

      개만 아니면 오래 살겠는데 ....이사 비용만 주면 지금이라도 나가겠단다,

      계약기간이 지났다던데 하니까

      인터넷 보니까 다른 말이 없으면 그 계약은 다시 연계된 것으로 인정한다 했으므로

      또다시 2년간 살 권리가 있단다.

       

      이런......ㅉㅉㅉ

      어쩌다가 이 총기있을 아짐이 엉터리 자기 방어논리로만 머리를 쓰는지....

       

      인터넷에 무어라고 나와 있는지 모르지만

      계약이 자동으로 연계가 되어 그대로 같은 세를 물고 살면 된다는 건  수긍이 가는 데

      2년간이나 모든 조건이 다시 연장된다는 것은 좀 그렇게 보인다며

      석유 값이 폭등하여 만물이 다 오르는데

      주인이 그때 집세 올려 달라 하지 않았다고 앞으로 2년간 전혀 집값을 올릴 수 없다는 말이냐니까

      할 말이 없는지 주빗주빗거리고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하는 말투에 진지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성의가  들어 있다. 

      이 아짐도 원래는 순진한 분이었던 모양이다.

       

       

       

      계약기간이 지나도 주인이 아무 말이 없으면 그 데로 살면 될 것이고

      각자의 편리에 의하여 헤어져야 할 일이 생기면 2개월 정도 사전에 통보하여

      준비 기간을 주는 정도가 무방 하지 않겠느냐고...

       

       

      이집은 사실 개 때문에 세가  싼 거 같은데

      개를 없애면 당연히 세를 올려 받으려 할 것이고

      세를 올려 줄 바에야  요즘 지은 깨끗한 원룸 투룸도 있고 주인 간섭 안받는 단독 주택도 있는 데

      구태여 여기 있을 필요 있냐고....


      지금 하시는 일이 잘 되느냐 니까

      어린이용 가정방문 판매하는데 친척들과 학교 친구들이  도와주어서 그런 데로 된단다.
      요즘은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져서

      아주머니 같은 유능한 분은 곧 아저씨보다 수입이 더 많을 거라니까....

      싱그시 웃으며 아직은 그렇지 못 하단다.

       


      2년 6개월이나 한집에서 같이 산 인연은 소중한 것 인데,

      아기용품 과는 거리가 멀지만  혹시 다른 분야로 진출하면

      한번 찾아오라며 사무실 명함을 주고 아짐과 헤어졌다,

       


      처제 한태는 2개월 정도 여유를 주었으니

      나가는 사람 감정 안 상하도록 해 드리라고 신신 당부하고 .....

       


      그 후 한 달 가량 지난 오늘 처제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 아짐식구가 이사 나갔다고 ..
      도배 끝나는 대로 며칠 있으면 새로운 사람이 이사 들어온다고..

      별 탈없이 모든 일이 잘 풀려서 조만간 처제가 저녁을  한턱 내겠다나.... ^^

       


      오 드디어 주인집 개한테, 2층에 세든 김 희선 아짐 쫓겨 나갔다, ㅠㅠㅠㅠ

       


      글치만 난 이야기(말귀)가 통하는 그 아짐이 좋아지기 시작 했다.

      부디 하는 일들이 잘 되어 집 주인 소리 들을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백구의 추억.....


처남이 말라무트종의 백구 새끼를 델꼬오는 바람에 집안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날 닮아 동물을 좋아하는 애넘들이 백구한테 달라붙는 바람에 우리 집 환경에 맞지 않는 골칫덩이 식구가
하나 늘어버렸기 때문이다.


제 딴에는 좋다고 애교로 살짝 물었지만 원체 힘이 좋다보니 바로 상처가 나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시하여 우리식구중에는 백구한테 안 물린 사람이 없어 결국
1년 여 만에 애들 몰래 개장수한테 넘기기로 했는데.....
어떻게 정보를 알고는 큰 넘이 쪼르르 집에 와서는 개장수 트럭에 태우는 백구를 붙들고 울고불고 야단을
치는 바람에 부정(父情)에 못 이겨 나도 애들 편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그 개장수와 집사람으로 부터 나도 애들 닮아 오절 없는 어른 취급을 받게 되었다.


덩치가 뭐만하니, 사료 값은 말이 아니게 들어가고, 아프면 병원비는 감당이 안 되는 것은 물론
변 크기는 말하면 뭣 하랴....
여차하면 개장수 부르겠다는 위협으로 난 손끝 하나 안 대고 백구에 대한 모든 것은 저들 끼를 처리하도록
유도를 해 나가긴 했지만
그것은 언젠가는 이집에서 없어져야 할 넘, 그래서 정이 드는 만큼 이별의 아픔이 큰 것을 알기에
더 이상의 아픔이 베어지지 않도록 난 항상 이 넘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아예 백구 때문에 우리 집엔 세들 사람이 들어오질 않아서 백구 때문에 입은 경제적 손실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너무 잘생긴 얼굴에 다정히 미소 짓는 모습은 정말 이런 곳에 키우긴 아까운 넘이다.


그래선지 이 넘을 델꼬 옥상에 올라가 보면 이웃집 옥상 아짐들 팬이 많아서

좋은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고 나까지 이웃집 옥상 아짐들 한태 인기가 좋았는데
심심하면 이 넘이 지 혼자 옥상에 올라가서는
빨래 널러 올라온 이웃집 옥상 아짐 들 한태 만난 거 던져 주는 것 잘 얻어먹고 재롱떨다가 내려오는 모양이었다.

 

내가 정들까봐 이 넘을 애써 외면해서 그런지
다른 개들과 달라서 내가 특히 찾지 않으면 꼬리 흔들고 달려 나오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 넘이 잘 안 보인다 했더니

일하고 있는데 집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주 반가운 음성으로.....

 

[이 넘이 죽었다는 것이었다.]

 

 

 

 

 

멍~~~~
순간 아련히 밀려오는 슬픈 아쉬움이....
정들까 싶어 너무 외면한 나 자신이 미안하고, 일본의 어느 애견가처럼 두류산 공원에 델꼬 못 다닌
미안함이며......좋은 놈이었는데 주인을 잘못 만났나??

개 나이 9년이면 천수 가깝게 살다 갔긴 했지만
글고, 보신탕집 도살장에 보내는, 못할 짓으로 이별하지 않은 것은 천만 다행이지만


..................

 

 

막내 넘 한태 전화를 하니 
헐떡거리며 울음을 삼키다가 목이메여서 말을 제대로 못 잇는다.

백구가 아파서 병원에 자주 갔는데 수의사가 처방을 해주면서
밤만 잘 넘기면 되는데 하면서 자신 없는 여운을 남기더니
일어나서 보니까 죽어 있더란다. ㅜㅜㅜ

 

둘째 넘 한태 전활 하니
그 동안 백구를 키운다고 구박질만 했던
아빠도 같이 슬퍼해주는 것이 반가운지 울먹이면서도
지금 넘을 싣고 경주로 달려가고 있단다.

대구엔 백구같이 큰넘을 태울 화장장이 없어서 경주로 간다면서.....

 

그리고

 

 

 

............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 옆에 묻어 주었데나..........에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