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 겨울에 화분에 수박을 키우려다가....ㅋㅋ

신천대로 2011. 2. 13. 16:53

내자란 시골집 토담안엔 넓은 공터가 있었지요.

부모님들은 땅한 뼘이라도 놀릴세라 공터에 채소를 심었답니다.

 

어느날 깍단(집안 공터의 채소밭)에 어머니가 무우씨를 뿌리고 있었는데

"엄마 뭐 하노?"

"무시 씨 뿌린다"

"배추씨?"

(아마도 시자가 두자 겹치는 발음을 하기 싫었던가부지요^^)

"무시씨 라 카이꺼내"

"배추씨나 무시 씨나 씨는 같은 것 아이가?"

 

ㅋㅋ

 

 

 

이러한 나의 식물에 대한 무지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

과일이 없는 겨울철에,

여름철의 원두막 밑의 수박밭, 그 탐스럽던 수박 생각이 나길래

한 겨울에 난 수박을 키울 것이라고 방안 화분에 수박씨를 심었지요

열흘이 지나도록 싹이 돋질 않아서 안절부절 하고 있었는데 

따뜻한 곳에 화분을 두고 물을 주어야 싹이 난다더군요

 

좌우지간 화분에서 수박이 자라면 지지대를 세워서 방위로만 자라게 하겠다는 거

그래서 우리 방엔 한겨울에 지지대를 따라서 수박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라는

식물과 계절의 상관관계도 모르는, 나의 이 무지한 발상은

화분에서 수박 싹도 피우지 못하고 안타깝게 접어야 했고

 

지금도 집안에 분재라도 선물이 들어올라치면

얼마 못가 고스란히 말라 죽어서 아예 분재등 식물하고는 나와 인연이 멀지만

동물은 어떻게 아조 죽이 잘 맞아서

가축병원에서 포기한 강아지도 우리 집에만 오면 살아서 펄펄 납니다.^^

 

 

          (처음으로 컴으로 그려본  그림입니다. ㅎ)

 

 

부부는 닮는다 했던가?

우리 집사람과 애들도 꼭 나를 닮아서

집에 강아지랑 토끼 비둘기 등은 아조 펄펄 날리지만

 

분재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대문간 위의 장미 덩쿨도 노상 시들시들 합니다.

 

 

집사람과 같이 하는 사무실에도

분재선물이 들어왔다 하면 곧 시들시들해 지는데

 

어느 날 부턴가 사무실에 들어서면 분재들이 생기를 띄우고

덩쿨이 무럭무럭 자랍니다.

그것은 새로 들어온 아짐 때문인데

하도 신기하여 유심히 보노라면,

시간이 날 때마다 머리 빗질 할 때 쓰는 스프레이로

아짐이 분재 잎과 줄기에 물을 싹싹 뿌려 주더군요.

 

아~~항!!

식물도 세수하는 걸 좋아하나 봅니다.ㅋㅋ

 

글고 어디서 싹이턴 고구마를 가져 와 물병에 담가서는 곱게 정성들여 덩쿨을 벽 쪽으로 키워나가고

분재 덩쿨과 고구마 덩쿨이 벽을 탈 때 쯤 이면

덩쿨과 비슷한 조화 덩쿨을 구해와 온 벽으로 장식을 하여

분재 덩쿨과 고구마 덩쿨이 온 사무실을 뒤덮는 착각 속에 빠지는......

사무실에 들어서면 완전 어느 고급 식물원에 들어온 기분입니다.

 

신문에 까지 소개된

대구의 어느 개인택시기사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자기 택시 내부를 완전 분재 덩쿨로 숲을 만들어 손님들한테 아주 인기가 좋았다는....

 

식물이 잘 안 따르는 우리 부부한테는 아주 신비하게 보입니다.^^

"아씨" 음악은 글 내용과 차이가 나지만 옛날을 회상하면서 들으시라고.......ㅋ/크릭하여 들으세요

 

 

 

 

 

추신:물론 제가 그때는 너무 어려서 수박 싹도 못 키웠지만.........ㅎㅎ실제는 요.......숙달된 농부가, 여름에, 비옥한 밭에 수박을 심어도 조고만 수박만 달리고절때로 시장에 나오는 커다란 수박은 안 열린답니다.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수박을 만들기 위하여는 일단 박(바가지 만드는 박)씨를 심어 싹을 틔우고그 박의 새순에 수박의 순으로 접을 붙여야 커다란 수박이 열린답니다.그것은 박의 싹은 야성이 강해서 뿌리가 튼튼하여 영양분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이지요.전문으로 박의 싹에 수박의 싹을 접을 붙여 한포기 얼마에 파는 종자상도 있지만수박을 오래 심어본 농부들은 모두 접붙이는 기술을 갖고 있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