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이야기

나무에 붙어 있는 참새를 따내는 이야기 들어 보셨나요? 21

신천대로 2012. 12. 23. 15:32

 

 

 

 

 

 

    참새를 나무에서 따내는 이야기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얼마후  또래친구가 서울 친지 집에 다니러 갔다 오면서

    참새를 나무에서 딸 수 있는 기발한  약이 있더라 카면서 이상한 약을 한박스 가지고 왔다.

     

     

    그 약은 곡식에 발라 놓으면 곡식에 입을 대는 참새마다 주둥이가 붙어 버리고

    나무에 발라 놓으면 참새가 앉는 쪽쪽이 나무에 붙어 버리니까

    우리는 나무에 붙어있는 참새들을 그냥 따 내기만 하면 되는 약이라는데......


     

    가을이 끝나면

    추워서 그러기도 하겠지만 추수 후의 풍성한 먹잇감 때문에

    참새들은 마을로 모여들고 참새구이에 군침을 흘리는 어른들은

    새 그물을 치거나 새총을 쏘아서 참새를  잡거나

    밤에 추녀 끝 구멍에 웅크린 참새들을 후레쉬를 이용하여 낼럼 낼럼 집어내지만


    우리들은 한적한 곳에

    끈 달린 막대기로 소쿠리를 바쳐놓고 숨어서는

    소쿠리 밑에 뿌려놓은 곡식을 먹으러 참새가 날아들 때

    끈을 당겨 새를 소쿠리로 사로잡는 게 고작 이었다.



    그런데 나무에서 감 따듯이 참새를 딸 수 있는 약을 가져왔다는

    솔깃한 친구의 말에 우리는 너도나도 다투어 친구가 가져온 약에 호기심이 만땅 집중되었다.


    약봉지 하나를 열어보니까 약이 본드처럼 생긴 것이 끈적끈적해서

    곡식에 발랐다가는 참새가 지래 겁을 먹고 도망갈 판이라

    우리는 주둥이가 붙은 참새는 애초에 포기하고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참새를 따내는 쪽으로 머리를 굴리기로 했다.


    그런데

    참새가 앉을 수 있는 나무 가지가 어디 한 둘 이어야지

    온 동네 나무라 카는 나무, 가지라 카는 가지에 모두 약을 처바른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 한 것이어서


    우선은 대나무 낚싯대의 끝에다가 약을 잔뜩 발라서는

    양지 바른 곳에 놓고(참새는 따뜻한 양지를 좋아함)

    참새가 모여 들도록 주위에 모이를 뿌리고 멀리 숨어서 기다렸다.


    조금 후에 모이 찾아 잽싸게 참새 떼들이 날아왔다.

    그런데 날아온 참새떼가 모이를 다 쪼아먹고  날라서 딴 곳으로 갈 때까지

    약이 발린 대나무 낚싯대 끝에 참새커녕 개미 새끼 한 마리 안 붙는 기라....

    (참새가 낚싯대에 앉을라고 온 것이 아니니까 당연한 것을....ㅋㅋ)

    우리 모두는 낚싯대만 버렸다고 투덜거리며

    화풀이로 지나가던 제법 큰 병아리 떼를 낚싯대로 건드려 봤는데

    이론~~

    병아리의 몸통 털이 낚싯대에 붙어서 병아리가 두 마리씩이나 낚여 오는 것이 아닌가 ㅋㅋㅋ


    우리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이제 참새가 앉을 나무만 찾으면 참새는 따논 당상이었다.(어째 표현이 좀 이상하네?)


     

     

     


    참새는 솔개를 두려워해서

    여차하면 솔개가 날아들 수 없는 가시덤불을 좋아 하는데

    마을 옆 과수원 탱자나무 울타리에 참새 떼들이 자주 모인다는데 착상하여

    우리들은 과수원으로 몰려가서는

    탱자나무 울타리 위를 평평하게 전지한 가지 끝에다가

    가지고 온 본드 비슷한 약을 여러봉지 바르고 주위 짚동 속에 숨어서 참새 떼를 기다렸다.

     



    그러나 참새가 어디 우리들 입맛 데로 냉큼 날아오지를 않아서

    해가 뉘엿뉘엿 기울자 우리는 또다시 참새 떼 불러올 방법을 모색했는데

    몇 이만 숨어서 참새 동태를 살피고 나머지는 집에 가서

    장대랑 강아지 까지 동원하여 다른 곳에서 딴 짓(?)하고 있는 참새 떼들을

    날려 보내는 참새 몰이 대 작전을 펴기 시작했다.


    참새 떼들도 무슨 낌새를 챘는지 첨에는 자꾸 엉뚱한 데로 날아서 이동하더니

    그들도 지쳤는지 아무도 괴롭히지 않는

    평소의 그들 아지트인 과수원 탱자나무 울타리로 드디어 날라 오기 시작했다.


    나와 또래 몇이서 가슴을 콩닥거리며 예의 주시하던

    신비의 약이 발린 탱자나무위에 한 무리의 참새 떼가 정확히 날라와 앉는 가 했더니

    위험을 감지했는지 바로 날아오르는데

    참새떼가 나무에 붙었다 떨어지는

    “쩍”

    하는 소리가 확실히 들렸다.


    그러자 주위에 모여 들었던 다른 참새 떼 까지 모두 멀리 날라 가 버렸는데.....

    결국 털이달린 몸통을 참새들이 일부러 약이 묻은 가지에 비비지 않는 이상은

    나무에 달린 참새들을 따내는 착상은 허황된 시도라고 체념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가을길/김찬양 요/신귀복 곡/김치경 노래

 

1.

추수가 끝난 겨울이면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참새사냥에 관한 한가지 추억쯤은 있죠

이 글은 참새잡이가 무한대로 허용되었던 40~50년 전

제가 어릴때 또래 친구들과 색다른 참새잡이를 시도했던 이야기 입니다. 

 

 

2.

제비는 철따라 이동하지만 주로 농작물의 해충을 먹이로 하므로서 익조라 보호되고

참새는 텃새 즉 이동 없이 우리주위에서 함께 살아 가지만 먹이가 우리의 주식인 곡식이므로

해로운 새로 분류되어 요즈음도 참새 무리수가 많다고 판단되면 일정기간 사냥이 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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