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친구들

신공항 / 개구쟁이들 수영공항 활주로 습격사건 311

신천대로 2012. 7. 8. 10:05

창공을 새처럼 훨훨 날아 봤으면 하는 어릴때의 꿈은

자연히 비행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남부권 신공항이 화두로 떠오르는 요즈음

비행장 주변으로 얽힌 추억을 회상해 본다.

1.수영공항 편: 김해공항의 전신인 부산 수영 만에 위치해있었다.

2.여의도 공항: 김포공항의 전신인 서울 여의도, 지금은 국회의사당과 금융계가 들어 서 있다.

3.김해공항: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본, 신혼여행의 추억이 있다.

4.김포공항: 비행기를 원 없이 타본 서울의 관문

5.대구공항: 내가 즐겨 애용했던 곳인데 고속열차 때문에 ........ㅠㅠ

6.인천공항: 에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추억이 없는데......

7.가덕도신공항: 부산사람들이 선호하는 곳

8.밀양신공항: 오촌 숙부님들이 사셨던 곳

등의 시리즈로 회상해 본다.

 

나의 제2고향인 부산사람들이 선호하는 가덕도신공항과

나의 제3고향인 대구사람들이 선호하는 밀양신공항이 묘하게 얽혀 가는데.

지역 간 별 앙금 없이 합리적으로  잘 결정되기 바라면서 ............

 

 

 

개구쟁이들, 수영공항 활주로 습격사건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고 남은 우리들은 선생님들 인솔 하에 동래지구 공장견학을 했다.

 

점심때쯤 동래지구 넓은 들 한가운데 있는 어느 공장에서 일과가 끝나 버렸기 때문에 우리 고2 들은

까맣게 모였던 개미떼가 흩어지듯이 찻길로 논두렁으로 끼리끼리 사방으로 흩어져 가는 중에

평소 잘 뭉쳐 다니던 우리 네 넘은 가지고 온 도시락 까먹을 장소를 물색하며 두리번거리던  중

머리위로 칼기 한대가 날아와서는 가까이 있는 수영공항(부산국제공항)으로 내려앉는 것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마~~ 가까이 있는 비행장 활주로에 들어가게 되었다.

 

잡초가 무성하고 그 넓은 활주로를 건설한다고 중장비의 자국이 남아있는 우둘툴한 공항부지 자갈밭에 비해서

끝없이 뻗은 활주로의  매끄런 아스팔트 바닥은 우리가 찾는 도시락 까먹을 장소로서는 아주 멋진 곳이었다.

 

"야 이러다 비행기 내려오면 어쩌지 ?"

"비행기 보이면 얼릉 비켜주면 되지 뭘 어쩌긴"

"그래 너 도시락 다 먹었거든 설서 비행기 날아오는지 망 보거라"

하면서 한창인 우리들은 게눈에 뭐 감추듯이 도시락 하나 뚝딱 해치우고

가을날 스산한 바람이 부는 황량한 활주로 끄트머리에서

한낮의 태양에 달구어진 따듯한 활주로 바닥에 더러는 배를 대고 뒹굴면서 환담에 빠져 있었다.

 

근데

언제 왔는지 왠 아저씨 한 분이 말없이 다가오더니

 

"학생들 활주로에서 지금 뭐하는 거지

저 관제탑에서 학생들을 데려오라니까 날 따라와"

해 놓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저씨는 멀리 있는 관제탑으로 말없이 그냥 걸어가는 것이었다.

 

뭐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으로 우린 서로 얼굴을 붉히며 그 아저씨 뒤를 따라 가고 있었는데

 

"야 따라가서 좋을 것 없겠다 토끼뿌자"

"저기에 있는 헬리콥터로 쫓아오면 멀리 못가 잡힐 건데"

"도대체 우리가 뭔 잘못을 했다고 오라 마라 이러지?"

"허기사 활주로에는 아무나 들어가서는 안 될 곳 같기는 하지

글치만 교복 단정히 입은 우리 학생들한테 뭘 어쩌겠어?  함 가보자 관제탑이 어떤 곳인지"

 

그리하여 닥쳐올 공항당국의 위엄 앞에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순순히 우리는 그 아저씨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더니

2층의 어떤 사무실 안으로 우리를 데리고 들어 갔으는

 

"데려왔습니다."

하면서 우리들 학생증을 모두 회수하여 큰 책상위에 놓아두고 그 아저씨가 나가자마자

 

그때까지 말없이 창밖만 응시하고 등을 보이고 있던 덩치가 우람한 신사한분이

우리를 돌아보면서

 

"뭐? 활주로에서 도시락을 까먹어??

어느 학교 학생들이야?"

하면서 학교에 전화를 걸어 우리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찾았으나 수학여행가고 안 계신다는

전화 목소리에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이 사무실은 활주로 무단 침범한 너희들을 형사처리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곳이야

항공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나 해? 이놈들아"

하면서 호통을 치고는

 

항공사고는 자동차 사고와 달라서 사고 났다 하면 거의 전원 몰살이라는 것

그래서 항공안전을 위해서 강력한 법이 제정되어 있고 항공사고의 대부분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활주로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활주로 무단 침범은 대단한 중벌로서 다스린다는 것 등을 설명하고는 교복을 단정히 입은 학생들이라서

백지 3장을 꽉 매우는 반성문으로 우리의 죄과를 대신해 주기로 했는데

 

한 시간 여에 걸친 우리가 쓴 반성문을 읽어 보고는

대전 조폐공사에 간 친구더러 문장력이 좋다고 칭찬을 한 것 같고

비행기가 보고 싶어 활주로를 찾았는데 그렇게 활주로 무단침입이 중벌에 속할 것 같으면

왜 철조망을 치던지 경고판 하나 없었느냐는 나의 글에는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반성문은 아니라는 멘트를 한 것으로 기억된다.

 

한결 부드러워진 보안관 아저씨를 보자

그 때부터 탐구심 강한 우리들의 속사포 같은 질문 공세가 이어졌고

아저씨는 친절히 성의있게 답변 해 주셨는데

 

일반 비행장에 외국을 넘나드는 국제선 항공로가 개설되면 국제공항으로 지칭된다고 했고

당시 우리나라에는 김포공항과 수영공항만이 외국에 가는 항로가 개설되어 있다고 했으며

활주로의 등급은 활주로 거리로 급수를 매기는데 당시 김포공항은 비급에 해당 된다고 했다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항공권을 확보하기위하여 활주로로 부터 **도 경사 이내는 고층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항공법으로 명시를 하고 산이 있으면 산을 까뭉개어 항공권을 확보한다고 했다.

 

풍향을 조사하여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배행기가 뜨고 역시 불어오는 방향으로 내리는데

그렇기 때문에 북풍이냐 남풍이냐에 따라서 서울 가는 시간과 연료비가  많이 차이 난다 하며

우리가 활주로를 점유하고 있어서 비행기가 바로 내리지 못하고 우리가 안전 지대로 비킬 동안

한 바퀴 공항 주변을  돌아 제 착륙을 시도 한다면 연료비도 엄청 더 들 것이라 했다.

 

수영공항은 좁아서 김해평야에 김포공항 버금가는 공항이 계획 중이라면서

우리의 그칠 줄 모르는 호기심에 고무되었던지

보안관 아저씨는 부산대학을 졸업하고 공항에 입사하여 여기까지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내 특히 당부하는데 말이야

난 집안이 넓어서 집안 행사 모임에 가보면 많은 친척들이 모이는데

그 중에는 실업계 고교만 나와 중소기업 운영에 성공한 형제들이 있는데

고등학교만 나와도 돈 잘 벌어 잘 산다고 떵떵거리면서

대학을 나와서 공직으로 있는 우리들 보고 쥐꼬리 월급 운운 하면서 뭐 같이 볼때는 참 어이가 없어.....

사람 사는 것이 돈만이 전부 아니거등

너희들도 사회에 나가서 돈 잘 벌거든 돈만 아는 몰지각한 사람은 되지 말아라"

하는 의미있는 충고를 해주고는

건물 밖까지 우리를 배웅하면서

 

"비행기가 좋아서 찾아온 손님들한테

지금 쉬고 있는 비행기가 없어서 공짜 비행기 한번 못 태워 줘서 미안하다"

고 멘트를 하신 것으로 기억된다.

 


 


흐르는 음악은 The End Of The World - Skeeter Davis

 

18 세의 사춘기 고2 때 즐겨 불렀던 노래지요^^

 

 

 

 

 

 

 

수영 공항(부산 국제공항)

김해공항의 전신, 지금 부산 벡스코, 센텀시티일대, 인접했던 수영만은 지금 부산요트경기장으로 사용됨

일제 강점기 때 1940년 건설되었다고 하며 6.25 전쟁 때 국내 유일의 국제공항 및 중요한 군사비행장으로도 활용되었다함

 

공항 청사 옥상에서 바라본 활주로 왼쪽이 수영만 바다고 오른쪽 끄트머리 부분이 우리가 침범했던 곳

 

밖에서 바라본 청사건물

 

공항 안 비행기에서 바라본 청사

앞의 비행기가 대한항공

우리가 불려갔던 사무실에서 밖의 비행기가 잘 보였던 점으로 미루어 위층 창문이 보이는 사무실 하나가 우리가 불려갔던 곳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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