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한국전력의 분할 / 내가 "빽"을 행사한 것이여??

신천대로 2014. 7. 18. 17:06

 

    고령읍에 사시는

    집안 조카님이 날 찾아와서 한전에 지 생질(누나 아들) 하나 취직시켜 달라고 청탁을 하여왔다.

    크~~~

    한전이 어디 개인 중소기업인 줄 아나 ㅋ

    난 평범한 말딴 직원일 뿐만 아니라

    원래 한전은 공개경쟁 아니고는 이런 식의 취직은 절대 없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말라 했는데

     

    "아제~~

    내 아제가 높은 자리 있다는 거 다 알고 왔는데.....

    내 모처럼 부탁인데

    좋은 자리 아니라도 좋으니까 집에 놀고 있는 놈 아제가 좀 어떻게 해주라"

    카며 막무가내는 것이었다.

     

     

    내가 한전에 있을 당시는

    우리나라 전력사업은 발전과 송배전을 통틀어 공기업인 한국전력 하나로 통일되어 있었고

    공기업답게 채용과 승진 등 인사가 공무원과 똑같이 공개경쟁을 거쳐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조직원들의 가장 민감한 승진 문제에 정실이 개입할 여지가 적어서 투명은 했지만

    직속상관의 지시에 따라 열심히 일을 하기보다는 그냥 승진시험 공부에만 매진하는 풍토가 만연되어 있었다.

    이론보다는 다년간 실무 경험과 성실성 및 팀워크가 절실히 요구되는 보수직 분야는

    특히나 문제가 많아서

    보수직 분야만이라도 민간 기업체와 같은 인사시스템을 도입해 보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

    "한전 보수공단"

    이라는 한국전력이 100프로 투자한  자회사였고

    한국전력이 지금처럼 한수원 등등 10여 개의 회사로 분할되는 시초가 아니었나 보아진다.

     

    "한전 보수공단"이 창설되고

    각 지역 책임자에게 파격적인 인사권이 주어지자

    한국전력 내에 전무후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새까맣던 어제의 고졸 출신 입사 후배가

    어떻게 보수공단 간부에게 잘 보여 공단으로 픽업되더니

    우리보다 높은 계장이라는 직책으로 고속승진을 하는 일이 벌어졌고

    어제는  같은 회사 동료였는데

    이제 행정을 쥐고 있는 우리가 "갑"이 되고

    보수과 멤버들은 보수공단 소속이 되어 "을"이 되는 구조로 바뀌어 갔다.

     

     

     

    이때 고령 친척 조카님이

    나에게 취직 부탁하러 온 것이었다.

    조카님은 손위 고조부 가계의 후손으로

    나이는 나보다 아주 많았지만, 막내 고조부 손인 내가 항렬이 한끗 높아서 날 더러 항시 아제라고 불렀는데

    고향에서 물레방아로 목재소 사업을 하다가

    평야 지대인 고령읍에 정착하고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크게 벌였다.

    근데 한동안 개발제한 지역이라는 벽에 부딪혀 고전하는 가했는데

    그의 서글서글한 언변으로 고령읍 주민들을 움직여 우여곡절 끝에 그의 개발사업을 관철시킨,

    고령읍에서 유지급 인물이다.

     

    조카님의 그 서글서글한 언변으로

    날 높은 자리 있는 줄 알고 왔다며 밀어붙이는데

    집안 내에서 조카님의 위상을 고려하더라도 그냥 거절만 하기가  아주 곤란하게 되어버렸다.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이번 발전소 정기보수공사기간 2개 월중에

    발전소에는 일용 인부들을 많이 쓴다는 데에 착안을 했다.

     

    전기보수계장(보수공단 전기 총책임 과장)한테 내가 부탁을 하였더니

    조카의 생질을

    아르바이트 인부로

    2개월 정도 전기보수계에서 일용으로 일 시켜주는 것으로 합의가 되어

    친척 조카님한테 난 최소한의 성의는 보일 수 있었다.

     

     

    한참 후에 취직시켜줘 고맙다고 인사차 우리 집에 들리면서

    조카의 생질은 분에 넘치는  큰 선물 보따리를 들고 왔다.

    내가 의아해하며 얼마의 월급을 받았는데 이런 선물을 가져오느냐고 물으니까

    그의 월급이 내 수준과 거의 같은 것이었다.

    헉!

    일용 아르바이튼데.....??

    하도 이상하여 다음날 전기보수계장한테 전활 했더니

    내가 일용으로 부탁한 조카의 생질을

    한전 보수공단 정 직원으로 채용발령을 내려 주었단다.

     

    뜨악~~~

    난 2개월 동안만 일용 인부로 써 달라고 부탁을 했을 뿐인데.......

    아니 울나라 공기업  한전에

    이런 금시초문인 등용문이 생긴 것이야??

     

    내 체면을 보아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해준 전기 보수계장이 너무 고맙지만

    내가 "갑"으로서

    한전 보수공단에 인사압력을 행사한 첫 케이스가 될는지도 몰랐다.   ㅋ

     

     

     

    수년 전 외무부 장관의 딸이 외무고시를 통하지 않고도 외교관이 될 수 있는,

    법에 명기된 편법으로 외교관에 발탁되다가

    자질 시비에 휘말려 "빽"그라운드였던 아버지 장관까지 옷을 벗은 일이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효율 극대화라는 미명으로 공기업을 분할 내지는 사기업으로 전환하거나

    공직 전반에 걸쳐서 채용과 승진에 투명한 공개경쟁이 아닌

    다른  인사시스템을 곳곳에서 도입하고 있다.

     

    장을 담그면 일부 구대기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자칫 효율은 극대화 되지 않고 인맥만 양산하는 꼴이 되어

    "빽" 없으면 공직 진출이 어려울 뿐 아니라

    취업이나 승진도 못 하는 나라라는 국민위화감이 확산되기라도 한다면

    문제점이 많더라도 투명하게 공개경쟁만으로 모든 인사를 결정하는 시스템이 오히려 나을 런지도 모를 일이다.

     

     

    대학을 졸업한 딸 넘이

    지 언니 같은 좋은 직장은 갈 수 없다손 쳐도

    지보다 훨~ 공부 못했던 학교 친구가 저거 아빠의 "빽" 으로 꽤 괜찮은 직장 들어가더라고

    내 눈치를 보며 한참을 빈둥거리다가 결국 빽이 형편없이 추락한 아빠라고 포기를 했는지 지가 찾아 취업하러 갔다.

     

    얌마 !!

    아빠 공장이 잘 되었어봐 그깟 취직 걱정 무어라고 해?

    공장이 너희들에게는 최고의 아빠 "빽" 이었다구 ㅋㅋ

     

 

 

..

아제의 "빽"이 상당하더라는 소문을 듣고

공고에서 기계를 전공한 합천 큰집 조카가 날 찾아왔다.

 

근데 그때는 내가 보수공단에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있던

공무 부서를 떠나서 교대근무(생산직)로 옮겨버린 후였고

특히 보수공단 기계보수계 쪽은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이었다.

 

할 수 없어

울산 현대 쪽도 여기저기 알아는 봐 주었지만 결국

합천 조카는 자천 타천으로

나의 부산 고교동창 김우환이 공장에 들어가서 자동선반을 배우게 된다.

 

합천 조카가 독립하여 자기 공장을 차리게 되었을 때

내가 업종전환하느라고

친구 김우환 사장 도움으로 도입된,  중고 자동선반 등 업종전환 시설 일체를

도입된 원가 그대로 조카한테 넘겨는 주었는데................

 

김우환 사장은

나의 부산 고교 기계과 짝지 이종기, 허재규와 더불어 부산 범일동 구세군교회 멤버인데

졸업 후 금성사에 처음 취직했을 때는

쥐꼬리 월급을 받았지만 군 제대 후 금성사에서 알게 된 기술과 인맥으로 자동선반 업을 시작하고부터는

나의 고교 동창 중에서 가장 성공한 케이스 중 한 명으로 잘 풀려나간다.

내가 프레스로서 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지가 하는 자동선반 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라고 음으로 양으로 날 많이 도와줬고

합천 조카의 삼촌인 대신동 형님도 김사장 공장에 한동안 근무를 했었다.

 

태산 그림자 강동 8백 리를 간다 했던가

 

집안에 누구 하나 특출이 잘 풀려 버리면

그 울력으로 모두가 쑥쑥 커 나갈 것인데

좌초를 당하고 나니까 딸 넘이나 조카들한테 면목이 없이 되어간다. ㅜㅜ

 

 

그리운 금강산    백남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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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조카님의 인사청탁으로 채용된 조카님의 생질은 그후 자진 퇴사를 했습니다. 군필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기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사실 전기보수계장이 당시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하여 행정을 쥐고있는 나의 입장을 고무적으로 배려는 해 주었지만 당시 내가 울산의 허름한 정미소 부지에 차린 공장이 풍전등화로 흔들리는 바람에 승진은 커녕 내가 한전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려있었기도 하고, 그 후 보수공단이 없어진 것 만 보아도 당시의 인사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한전 자체에서 보수공단을 정리 하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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